10여 년 전, ‘죽기 전에 책 한 권 내야지’라는 다짐을 실천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. 그리고 써놓았던 시들을 엮어 독립출판을 했죠. 그때까지만 해도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살아갈 줄 몰랐습니다. 짧은 시를 쓰고 얇은 시집을 만들다, 줄글을 쓰고 에세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. 그 전향의 과정에서 얻게 된 문장의 기술들과 출판의 기능성을 많은 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.

6년 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1,100명이 넘는 분과 만났습니다. 한 분 한 분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만, 수업 이전과 이후의 공통된 차이를 말하자면 ‘자신의 마음을 잘 읽게 되었다’고 할 수 있습니다. 쓰는 일을 통해서 더 잘 읽게 되는 일. 쓰기가 할 수 있는 일이고, 개인이 자신의 생활을 조명하는 가장 솔직한 일입니다. 하얀색 빈 페이지 위에 또박또박 써내려가면, 마음 속 어둠은 점점 거두어지고, 쓰고 난 다음에는 두 눈이 조금 더 또렷해집니다.